-글:njsmyrna 빔 벤더스 감독의 베를린 '천사의 시'라는 영화 초반에 천사 다미엘이 이런 독백을 합니다. '아, 그거 참 좋겠다. 필립 말로처럼 기나긴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면...' 레이먼드 챈들러의 하드보일드 추리 소설에 등장하는 필립 말로라는 인물을 천사가 부러워 하는 그런 장면이 어떻게 제게 이해가 될 수 있었겠습니까? 번잡 다단하고 남루해 보이기까지 한 중년 탐정의 일상이 부럽다는 천사, 그렇게 우리의 일상은 소중한 가치를 살짝 감추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앙속의 소망을 강조하다보면 자칫 하나님 허락하신 우리의 일상이 너무 경홀이 여김을 받게 될 우려가 있음을 저는 목회자의 실존적 경험을 통하여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나치는 개개의 일상들, 흔히들 그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