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스의 삶

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순종하지 아니하는 가운데 가두어 두심은 모든 사람에게 긍휼을 베풀려 하심이로다(로마서 11:32)

나는 날마다 죽노라(로마서 15:31)

김성수 목사 2

베를린 천사의 시 2010년 9월

-글:njsmyrna 빔 벤더스 감독의 베를린 '천사의 시'라는 영화 초반에 천사 다미엘이 이런 독백을 합니다. '아, 그거 참 좋겠다. 필립 말로처럼 기나긴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면...' 레이먼드 챈들러의 하드보일드 추리 소설에 등장하는 필립 말로라는 인물을 천사가 부러워 하는 그런 장면이 어떻게 제게 이해가 될 수 있었겠습니까? 번잡 다단하고 남루해 보이기까지 한 중년 탐정의 일상이 부럽다는 천사, 그렇게 우리의 일상은 소중한 가치를 살짝 감추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앙속의 소망을 강조하다보면 자칫 하나님 허락하신 우리의 일상이 너무 경홀이 여김을 받게 될 우려가 있음을 저는 목회자의 실존적 경험을 통하여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나치는 개개의 일상들, 흔히들 그걸 ..

◈칼럼 2023.05.20

공감 (김성수 목사)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남해의 작은 어촌 마을 미조리를 거쳐 통영의 동달리에 닿았다. 역시 이곳도 작은 어촌 마을이다. 입춘이 지났음에도 제주, 남해, 통영에 여전히 눈발이 날린다. 춥다. 무릎이 시리다는 어르신들의 말이 이렇게 통렬히 체감되기는 처음이다. 물론 그 시림과 추위로 인한 나의 시림은 조금 다른 것이긴 하지만 아무튼 무릎과 허벅지가 얼얼할 만큼 바람이 매섭다. 그래도 배낭하나 멘 나그네는 걷고 또 걷는다. 그래, 이게 바로 나그네지, 마을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을 하나도 알아챌 수 없는 철저한 이방인... 어촌 마을의 그 비릿한 내음이 참 정겹다. 대학 MT 때 이후로 처음 맡아보는 냄새. 미국의 바닷가 마을과 한국의 바닷가 마을은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 수려한 한려수도의 풍광이 한 눈에..

◈칼럼 2022.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