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스의 삶

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순종하지 아니하는 가운데 가두어 두심은 모든 사람에게 긍휼을 베풀려 하심이로다(로마서 11:32)

나는 날마다 죽노라(로마서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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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성경공부.

Hebrew 2023. 4. 23. 12:22

"사랑아, 엄마가 부탁이 있는데.....내일부터 하루에 30분만 엄마하고 성경 보자."

" 알았어"

와우~~~ 대답은 청산유수.

담날,

"사랑아,성경보자. 어제 엄마하고 약속 했잖아."

"알았어,잠깐만."

그 잠깐이 30분이다.

식탁 위에 성경책을 펼쳐 놓고 30분을 기다렸다.

"엄마 졸렵거덩? 빨리왓!!!"

몇번을 닥달을 하고 나서야   간신히 식탁에 앉았다.

"오늘은 창세기 보자. 야곱 얘기 알지?"

마침 어제  티스토리에 야곱에 대한 글을 올렸기에 딸에게 알려 주고 싶었다.

 

"엄마, 야곱은 쓰레기야. 인간이 왜 이래?"

"응 쓰레기 맞어. 야곱이 발목 잡는자라는 뜻이야.사기꾼이라는 뜻도 있어."

사기꾼 야곱.

야곱은 몇천년전의 사람이 아닌 지금의 너와 나라고 얘기를 해 주자 얼굴색이 변한다.

 

"내가??? 엄마가""" 왜? 우리가 뭔 큰 죄를 지었다고!!"....라는 표정.

"엄마, 우린 야곱같이 이런 죄는 안 지었잖아."

"죄의 색깔은 다르지만 엄마도 죄 지었지. "

엄마가 죄 지었다고 하니까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얜 엄마가 천사인줄 아나벼.

" 니 학비 삥땅 쳤잖아,액수 뿔려서 아빠한테 거짓말 한거 알지? 야곱이 지 아빠 속인거나 내가 니 아빠 속인거나 똑같잖아.""

구체적으로 얘길 해 주니....고개를 끄덕인다.(아,나쁜엄마.ㅠㅠ)

 

"네가 생각하는 죄와 성경이 얘기하는 죄가 틀리다는거 알고 있잖아.하마르티아(죄)도덕적으로 타락한게 죄가 아니라

하나님을 믿지 않는게 죄야."

금방 알아 듣는다. 

 

엄마의 인생을 짧게 얘기해 주고 엄마 역시 야곱같은 인생을 살아왔다고 고백했다.

하나님만 바라보고 하나님이 주시는 걸로 감사하며 살아야 할 인생이, 세상과 하나님 사이에서 적당하게 타협하며 살아 왔던 인생.

한 뼘밖에 안되는 머리는 얼마나 굴리며 살았고.

야곱만 파란만장 했냐고, 나도 한 파란만장 했다고.

 

마누라를 두번이나 팔아 먹은 아브라함,아버지와 형에게 사기 친 야곱.

주시는 것도 하나님이요 거둬가는 것도 하나님이라며 그럴듯하게 하나님께 순종하는 모습을 보인 욥도,결국은 견딜수 없는 고난의 끝에선

하나님을 원망하더라.

인간의 한계.

 

그런데 하나님의 아들들에게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 

하나님이 충분히 막아 주실수도 있었잖아.

그런 일들을 우리에게 경험하게 하시는 이유는 오직 "은혜" 로만 우리가 살수 있다는것을 깨닫게 하시기 위함이라는 것.

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순종하지 아니하는 가운데 가두어 두심은 모든 사람에게 긍휼을 베풀려 하심이로다(로마서 11:32)

에덴에 선악과를 놓으시고(처음부터 놓지 않으셨음 좋았잖아) 뱀을 통해서 죄가 세상으로 들어오고....(막으시면 됐을일을 )

이 모든 일들이 인간의 한계를 경험하게 하시고 그 안에서 내 모습을 보게 하시기 위함이며

결국 "주님 없이는 못살아요" 라는 완전한 항복을 이끌어 내시기 위한 장치였으며 그걸 은혜라고 한다.

병고쳐 주고 부자되게 해 주는게 은혜가 아니라.

 

딸: "그럼 엄마 지금까지 내 인생도 전부 하나님이 이끌어 오신거야"

아픈 일들이 생각 났나보다.

엄마 : "당연하지, 니가 몰랐을 뿐이야. 하지만 그 아픔은 너에게 큰 유익이 될거야. 우리 생각과 하나님의 생각이 틀리니까 니 생각엔 그게 나쁜 일일수도 있지만 하나님은 너에게 그런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신거야. "

 

사기로 번 재물로 잘 살았을것 같았던 야곱의 파란만장했던 인생의 말년은 기근으로 고향을 떠나 애굽까지 가야만 했었던 비참한 신세.

그때 그와 함께 했던 지팡이.

홍해를 갈랐고, 반석에서 물을 냈던 그 지팡이다.

말년에 그에게 남은건 그 지팡이 하나 밖에 없었다.

그는 비참했을까? 

천만에.

세상이 보기엔 아무것도 이룬것 없는 보잘것 없는 늙은이지만 

그 지팡이에 의지해 바로왕을 축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고로 축복이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주는 것.

야곱은 바로왕보다 더 높은 위치로 올라섰다.

착각은 자유라고? 자아도취??

 

어떤  사람들 눈에는 주제를 모르고 왕 앞에서 허세를 부린 그냥 정신나간 노인네겠지.

하지만 성도는 안다. 성도만 안다.

그가 세상을 이겼다는걸.

아니, 주님이 이긴거지.

 

나와 사랑이의 인생의 결국도 그렇게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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