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쯤 됐나보다.
후쿠시마 지진 후, 언제 이 세상과 하직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블로그를 만들었다.
내가 사라지면 이 땅에 혼자 남을 딸에게 남겨 주기 위함이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소중한 것들을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다.
썩어질 것들로 충만해 버린 이 세상에서 여기저기 뒤적거리며 하나씩 모으기 시작한 내 보물들.
가짜 복음이 판을 치는 가운데에서도 진리를 전하려는 분들이 남겨놓은 흔적들을 모았다.
일기도 썼다.
엄마가 해 주고 싶었던 말들,부탁하고 싶은 말들.
가끔은 엄마와 지냈던 날들을 기억해 달라고 사진도 남겨 두었고 우리딸이 고생하며 그렸던 그림들까지....
어느날 갑자기 블로그가 닫혔다.
백업을 시도했으나 이틀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다.
조갑증을 못 견디고 백업 포기. 사진만 몇십장 건졌다.
daum에 연락을 해보니 몇일이 걸릴수도 있단다.
다시 시도해 보겠지만 아마도 복구는 다 못시킬듯하다.
그래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