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을 사다 심은 부추.피망.꽈리고추
머리 털나고 처음으로 내 손으로 야채를 키웠다.
단지 물만 주었을 뿐인데 너무 잘 자라준 녀석들.
아니지,생각해보니 물만 준게 아니다.
여름내내 틈만 나면 벌레들과 싸우느라 진땀을 뺐다.
뿌리파리 없애느라 노랑 테이프도 사다 붙여 놨고
에타놀,치약,마요네즈,락스,계피,식초 등등..식물 애호가들이 처방해준 온갖 방법을 동원해 악당들과 싸웠다.
오 마이 갓~~난 벌레의 종류가 그렇게 많은 줄 몰랐었다.
조그만 벌레만 봐도 줄행랑을 치던 난, 여름이 지나갈 무렵엔 무당벌레쯤은 손으로도 만질수 있는 간땡이 부은 아쥠이 되어 있었다 .
(이젠 도망 안간다공~~~날 우숩게 보지 말라공~~~ㅋ)
그리고 우리 파랭이들의 건강을 위해 계란 껍질을 말려서 뿌려주기도 했고 쌀뜨물에 계피에.....(난 미쳤었나부다.)
그렇게 상추도 키웠고 깻잎도 키웠고 파도 키웠다.
잔인하지만 그 아이들은 다 나의 입으로 들어갔고 난 얼마나 뿌듯했던지...
꽈리고추를 밀가루에 묻혀서 찐다음 간장 고추가루로 간을 해 아침 식탁에 올렸다.
부추전도 만들었다.
아침밥상이 푸짐하다.
아침밥 먹기 싫어하는 딸이 감탄을 하며 먹는다.
딸:"엄마,왜 지금까지 이런거 안 만들어줬어?"
엄마:"네가 안 먹을줄 알았지"
딸:"아냐,너무 맛있어."
엄마: 그래?? 담에 또 해 줄께.
아침상이 화기애애하다.
딸아,엄마 무지 행복햐~~~